나는 대학때 지리산은 물론이고 남도의 좋다는 산은 제법 다녀 보았고 그 시절엔
술과 담배는 물론이거니와 모닥불마저 허용 될 때여서 산에서 피우는 모닥불에
대한 감성이 지금도 짙은 여운으로 남아있다.
그 때는 캠핑이라는 단어보다는 야영 또는 산행이라 말하는 시절이다.
지금은 조금 식은 느낌이 들지만 오토캠핑 광풍이 불기전부터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야영?을 다니곤 했다.
첫 캠핑은 화양계곡, 큰아이가 어린이집 들어가기전 이고 그 녀석이 제대후 복학해서
3학년이니 벌써 20여년 전이다.
처음산 장비는 콜맨텐트와 콜맨 스틸쿨러 그리고 볼록매트와 부르스타와 빌린코펠을
들고 아내와 아이둘을 데리고 무작정 첫 출정을 나간 것이다.
여러 장비를 사들이고 되팔고를 반복하다가 정착한 텐트가 피크파크 아바쥬였고 캠핑
홀릭의 휴양림타프와 캠핑프로의 렉타타프를 기준으로 한 장비를 셋팅하기에 이른다.
그 둘은 제조사도 다르고 색깔도 다른데 또 묘하게 잘 어울린다.
사진빨도 잘 받기도 하지마 무엇보다 맘에 든건 그 색상과 피칭때의 간결함이다.
한때는 리빙쉘도 여러개 보유했지만 많은 폴과 무거움, 생각외의 비효율등으로 모두
입양보내고 아바쥬를 구입한후 다른 텐트는 눈에 안찼다.
풀 피칭을 해도 폴이 딱 3개면 되고 이너만 간편하게 칠때는 2개만으로 쓸수있어 간편
함의 극치를 달리며 4인가족이 쓰기에도 넉넉한 공간의 아뱌쥬에게 마음을 뺏긴것이다.
타푸도 가벼움에 휴양림타프만 쓰게 되고 엔간한 악천후나 뙤약볕만 아니면 충분한
스펙을 제공해 주었다.
내가 지금도 아무도 안주고 고이 간직한 장비는 각종 팩이다.
단조팩,강선팩,모래밭용 알미늄팩과 음지의 루트로 어렵게 구한 군용 강철팩까지 팩가방
이 넘칠 지경이다.
그중 단조팩과 군용팩의 성능은 쓸때마다 감탄을 하곤 한다.
그날부터 주말이면 출정을 하던가 아니면 아들만 데리고 낚시를 가던가...ㅎㅎ
아이들이 초등하교 다닐때 방학이 끝나면 선생님들이 방학동안 머하고 지냈는지 발표를
시키곤 했나보다...
다른 아이들은 가족여행을 해외 어디로 다여오고 뭘 먹고 하는 내용을 주로 말하는데
울집 애들은 캠핑가서 나무줍고 불피우고 밥하고 고기 구워먹고 낚시가서 고기잡는
예기를 사진을 보여주며 발표를 하면 선생님들을 포함한 모든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곤
했다고 한다.
하긴 그 때가 오토캠핑이 막 대중화되는 초창기였고 국산 장비의 품질이 떨어져서
콜맨이나 스노우픽등의 비싼 장비를 사서 가야하니 돈이 제법 들때이다.
게다가 그 또래의 도시 아이들이 해보지 못한 불때서 밥을 짓고 고기를 굽고 했다니
또래 아이들은 그저 신기했을 것이다.
아들과 딸애는 그런 친구들을 같이 데려가 달라고 나에게 떼를 쓰는 일이 늘어나고
난 그때마다 그 아이들의 보모님께 일정표를 만들어 어디서 뭘하고 잠은 어떻게
자고 연락처는 어떤게 된다는걸 알려주고 걱정마시라 말하고 데려가곤 했고 나중엔
아이들을 매개로 부모들이 왕래하고 만나고 같이 캠핑을 가고 낚시도 즐기는 사이가
되기도 했다.
처음 낚시를 하는 아이에겐 낚시대를 선물해주고 캠핑이 처음인 애들은 선물대신
하루종일 마음껏 놀게하고 쉴틈없이 먼가를 해먹여서 보내야 직성이 풀렸고 우리집
아이들은 의도치 않게 반에서 인기를 끌곤 했을것이다.
이제는 아이들도 다 컸고 아내도 아이들 때문에 같이 다닌것이지 즐기지 않는 편이고
나혼자 오캠을 즐기기도 멋쩟기도 하고 해서 동서에게 거의 대부분의 장비를 넘긴
상태이다.
그래도 몇년만 더 사회생활을 하면 아이들에게서 해방될것이기에 지금부터 살살 비박이나
미니멀 솔캠을 준비중이다.
글을 쓰면서 이미 마음은 한적한 산속이나 물가에 텐트를 치고 있는것 같은 기분이다..
혹시 이글을 보신분들은 아바쥬 구할수 있는곳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